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를 묵상하는데 두 군데가 도드라진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그리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이다. 앞엣 것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고, 뒤엣 것은 용서이다.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인간에 대한 경험적인 통찰에서 나온 기도의 내용들이다.하나님의 온전하심을 아는 일과 피조물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은 나란히 다루어져야 한다. 죄를 짓는 것은 인간적이고,그 죄를 용서하는 것은 사뭇 신적이라는 바른 지적도 곱씹어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늘 아버지를 닮아 신적인 면모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성경은 여러 차례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우리 가정을 뒤흔들어 놓은 어린 가해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가 법정에서 변호사를 앞세워 무죄를 주장하고 나올 때도 그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다. 적당한 기회가 되면 용서하려고 했던 마음만 슬그머니 거두었다.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용서가 번짓수를 잃어버린 우편물 같아 보여서였다.
그리고는 전에 들었던 말, 내가 옮겼던 말을 다시 생각해냈다. 용서는 당사자에 대한 선언이지만, 자신을 향하는 마음의 결정이기도 하다. 용서는 상대에게 매인 데서 나를 풀어내는 일이다. 용서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의 연약함을 가슴 아프게 인정하는 일이다. 가슴 아프게.. 그의 연약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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