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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화 만들기

좋은 생각이 더 나은 교회 되는 일에 보탬이 되려면, 좋은 제도의 덕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좋은 제도는 마침내 좋은 문화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성도들이 그리스도인 됨을 발휘할 곳을 세상이라고 가르치면서 교인들을 마냥 교회에 붙들어 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그 좋은 생각이 삶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그 생각이 실현되려면, 교회의 모임을 대폭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교회는 한동안 모임을 없애는 것이 일이었다.


우리 교회는 주일예배를 현대 감각의 예배로 바꾸면서 예배 앞자락에 20분쯤 찬양을 했다. 그랬더니 지각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10분을 지각해도 찬양을 하고 있고, 15분을 지각해도 여전히 찬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예배를 조금 전통적인 예배로 바꾸었다. 전에는 찬양팀이 찬양으로 예배를 시작하던 것을, 예배를 이끄는 목사가 나가서 예배를 시작하고 찬양대가 송영을 하고 시편 한 구절을 읽고, 회중 찬송을 한 곡 부른 뒤에 찬양팀이 찬양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서야 지각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그 때 찬양교회 문화 만들기의 하나로 "예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날 예배 인원 모두가 예배 시작 전에 예배당에 앉아 예배를 기다리는 것이 우리 교회의 문화가 되기를 바랐다. 비슷한 시기에 아울러 힘쓴 것이"정시 문화"였다. 그 때 이후로 우리 교회는 모든 모임을 약속한 시각에 정확하게 시작하는 것이 문화가 되었다.


우리 교회는 창립 때에 교회 예산의 10%를 선교에 쓰기로 하고 비율을 매해 1%씩 늘려가기로 하였다. 내가 담임목사가 된 지 1년 만에 그 비율이 22%가 되었다. 그 때 선교재정부를 독립시키고 해당되는 액수를 매월말 일반재정에서 선교 재정으로 옮기도록 하였다. 좋은 생각이 엄격하게 시행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장로 안수집사 선출에 관한 것도 우리 교회의 독특한 문화가 되었다. 미국장로교 규례서에 따르면, 장로나 안수집사는 공천위원회의 공천을 받은 후 공동의회에서 과반수의 표를 얻어 3년직으로 선출된다. 우리 교회는 지난 2년 동안 장로 안수집사 선출을"소리"로 하였다. "이 분들이 장로로 공천을 받았습니다. 이 분들이 장로 되는 일에 찬성하시면 '예' 하십시오." 교단 규례서에 후보자의 수가 선출하고자 하는 숫자와 같을 때 거수나 소리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장로 안수집사로 공천 받은 사람들에 대한 평균 반대율이 3.5%를 밑돌았기에 교우들의 의견을 물어 내린 결정이었다. 그 같은 결과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 표명이라기 보다는 공천위원회의 공천 활동을 인정하는 성격이 강했다고 보는 옳다. 장로를 뽑아 세울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 교회의 사람들에게는 마치 초등학교 반장 선거와 같은 이런 문화가 퍽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요즈음은 그렇게 해서 장로가 되고 안수집사가 된 당사자들이 오히려 좀 번거럽더라도 자기 이름이 적힌 투표 용지에 표시된 동그라미로 교회 일꾼이 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어서 언제 다시 예전의 선출 방식으로 돌아가게 될는지 잘 모르겠다.


좋은 생각이 시스템으로, 좋은 시스템은 좋은 문화로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문화를 가진 소문 좋은 교회를 위하여 좋은 생각을 키우고 좋은 시스템을 개발하다 보면 어느 날엔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로 그런 교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요즈음 입버릇처럼 "소문보다 더 좋은 교회"를 외치고 있다.


* 이 글은 2009년 8월 이후 매주 한 편씩 여덟 번에 걸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 신문인 "기독공보"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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