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모임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목사님은 갈비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서요?"
교우들에게 내가 그렇게 알려진 모양이다.
목사가 직업 특성상 대놓고 무슨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갈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먹는 양이 적을 뿐이지, 가리는 음식은 거의 없다.
금호동 출신이라 음식을 가려 먹을 처지가 아니었던 것이 한 몫 했는지
나는 결혼 이후 단 한 번도 집에서 음식 투정을 해 본 일이 없다.
역시 같은 목장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내가 찬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찬양교회 목사가 찬양을 좋아하지 않다니..
교회 이름이 아예 찬양교회인 교회에 부임을 했으면
억지로라도 찬양을 좋아해야지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성대가 너무 약해서 30분만 열을 내서 이야기해도 목이 가라앉는다.
성악 발성을 하지 못하는 까닭인지 찬양을 할 때 훨씬 쉽게 목이 잠긴다.
그래서, 주일이면 세 번 혹은 네 번을 설교해야 하는 형편에
예배 때마다 마음 놓고 찬양을 부를 수가 없다.
얼마 전까지는 더러 조그만 소리로 찬양을 불렀는데
성악을 전공한 집사님이 그게 더 목에 부담을 준다고 일러줘서
요즈음은 주일예배 때 거의 찬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소리를 내어 찬양을 하지 못한다.
눈으로 가사를 따라가면서 속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처음에는 답답하던 것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서
나름대로의 유익을 즐기고 있다.
찬양 시간에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면서
"담임목사도 저 하기 싫으면 찬양 안 하는 교회인데 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그런 분들을 위해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입이 열려야 마음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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