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서 살면서도
반대 방향을 보고도 살 수 있었다.
같은 방향의 공기를 숨쉬지 않아도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빠쁜 시간을 핑계대며
눈을 마주치 않아도 괜찮았다.
사방의 위험에서 서로를 보호하고
같은 공기만 공유하게 되었다.
그 사람의 얼굴과 표정과
그 사람의 마음과 손동작을 보게 되었다.
얼마사이에 이렇게 주름진 피부와
검게 그을린 사이로 드리운 그림자를
쫓기는 시간과 삶의 질주를 핑계로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세월이 너무 길었다.
정원에 핀 꽃과 나무만 보살피며 키우지 말고
집안에 있는 나의 꽃과 사랑을 가꾸자.
교회 생활만 계획하고 실행하지 말고
내 마음속 신앙도 체계를 세워 자라도록 하자.
억지로 주어진 우리 삶의 제동에
시간과 공간의 주님을 다시 느끼자.
주님의 숨결아래
주님을 숨쉬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