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식, 김혜정 선교사
6년 만에 세워진 예배 공동체
인디오 마을 방문 후 6년이 되는 해에 예배 공동체가 세워진 마을이 이름은 ‘산 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이다 콜롬비아 아마존 주의 주도(Capital) 레티시아(Leticia)에서 아마존 강의 상류로 약 80Km 정도 떨어진 아마존 관광지로 이름난 ‘뽈뚜 나링요(항구 나링요: Puerto Narino)’라는 시에 속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약 7년 전에 청소년 집회와 목회자 수련회 개최 알림을 위해서 처음 방문하였다. ‘뽈뚜 나링요(Puerto Narino)에서 모터가 달린 인디오 배로 약 15분 정도 샛강 상류로 올라가면 낮은 산등성의 나무 사이로 많은 집들이 강을 정면으로 세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약 700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마을로 강을 마주 보고 평화롭게 보여 지는 마을이다. 앞으로 흐르는 강물은 진흙 섞인 아마존 본류의 강물과는 달리 나무들이 썩어 얕은 검은 색을 띠고 있어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이렇게 평화롭고 정감이 흐르는 마을을 처음 방문하여 교회를
찾으니 아직 교회가 없다고 한다. 대신 마을 중앙에 나무로 건축되고 썩어 내려 않는 가톨릭 성당이 문을 굳게 잠긴 상태로 있었다. 왜 비교적 인구가 많은 마을에 교회가 없는가? 하는 점이 매우 이상했다. 그간 이곳에는 복음 사역자 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는가? 아니면 복음이 들어오지 못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그림 1. 산 프란시스코 마을 전경
마을 방문 후 빈손으로 돌아가기가 편치 않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물어 보니 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없고 크리스천 가정이 있다고 하여 소개를 해서 그 가족들과 잠시 교제를 하였다. 여기에 왜 교회가 없습니까? 하고 물으니 바로 자신의 집 앞의 터를 가리 키면서 ‘저곳에 나중에 교회당을 지으려고 한다’고만 대답했다. 그리고 서로를 소개하고 집회 광고를 한 후 헤어 졌다.
그 후 사역 지에 개척된 교회의 숫자가 많아 질 무렵에 산 프란 시스코 마을이 생각나서 처음 만난 성도의 가정을 다시 찾았다. 인구가 비교적 많은 마을에 교회가 세워지지 않은 점이 여전히 이해가 잘 안되고 마음에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방문 시 그는 자기의 아들 ‘루시오(Lucio)’를 부르면서 나에게 목사로 소개를 했다. ‘그 동안에 이 마을에 목사 한 사람이 탄생 되었구나’ 잘 된 일로 생각하면서 우리가 성전 건축에 관심이 있는데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면 성전 건축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속히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권유를 했다.
그 해에는 미국의 한 교회(찬양교회: 뉴저지 소재)가 단기 선교팀을 파송 했는데 마을 사역은 하지 못하고 단지 추장 집만 방문하여 향후 언젠가는 교회가 세워 질 것을 생각하고 추장과 함께 교제하고 기도 하고 헤어졌다. 추장은 마을 공동체의 대표이고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므로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었다. 다음해 3월 다른 미국의 한 교회(동산교회: 뉴저지 소재)도 향후 사역을 위해서 비젼 트립을 왔고 이 마을로 모시고 와서 교회공동체 세움을 위해 기도 하였다.
비젼 트립팀이 귀국하고 남미에 코로나가 그렇게 심각히 확산되고 있지 않았을 2020년 5월 이 마을에서 시공무원들과 마을주민들이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공무원들이 마을을 방문하면서 민원을 처리하는 중요한 회의 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모든 주민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참석하여 민원을 제기한다. 마을과는 직접관계는 없지만 주민들과 논의 되는 점이 궁금했고 교회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주민들과의 관계 맺기도 필요 하여 시간에 맞추어 회의에 참석 하였다.
회의에는 마을의 장년들이 거의 참석을 했고 마을대표와 공무원간의 많은 대화가 있은 후 참석한 사람들에 대하여 발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간 마을에 교회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서 루시오 목사와 서로 대화를 했는데 이때 루시오 목사는 마을에 교회당 건설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고 이를 위해서 ‘코레아노 빠스똘(한국 목사)’도 참석을 했다고 소개를 했다.
인디오 마을 회의에 예상치 못한 ‘코레아노(한국사람)’가 참석한 것이 예사일로 보이지 않았던지 사람들이 ‘코레아노’ 이야기를 들어 보자고 연단으로 초청을 했다. 나는 할 이야기가 없고 ‘빠스똘(목사) 루시오’가 모두 이야기 했으니 나는 사양하겠다고 했더니 계속 요청한다.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해도 기회를 요청해서 발언을 해야 할 판인데 사양을 표시 하면서 단상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발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한 손에는 빵을 들고 있고 또 다른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있는 아마존 선교사 이다. 아마존의 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양계, 양돈, 식물 등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내가 성공한 프로젝트들을 이 마을에도 적용하고 싶다. 당신들이 원한다면 내가 시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현장에 와서 보고 필요하면 훈련도 받고 당신들도 해 보라. 그리고 마을이 원하면 조건 없이 도와 주고 싶다. 마음껏 나를 활용하라”. 그러나 복음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잘못했다간 향후 일을 그르칠까 하여 언급을 피했다. (교회의 시작과 교회당 건축은 인디오마을의 동의 없이 이방인이 할 수 있는 사항이 못되기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로 높았다. 말을 잘 해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과제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고 마을에 실천 하겠다고 말한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회의는 밤 늦게까지 진행 되었는데 ‘루시오’ 목사에게는 한두 가정이라도 준비가 되었으니 가정에서 예배를 드릴 것을 권유하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회의 참석 후 센터로 돌아 왔을 무렵 아마존도 코로나로 인하여 모든 국경의 출입이 통제되고 부두의 정기 교통연락선도
모두 운행이 중지 되었다. 매일 요란 복잡했던 부두가 유령도시처럼 조용했다. 먹거리와 의료 행위를 제외한 모든 통행을 정부가 통제하거나 중지했다. 그러나 아마존 강에 흩어진 마을 주민들은 전혀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하면서 삶을 유지 했다. 단지 도시를 나올 수 없어서 먹거리를 구할 수 없는 점이 유일한 어려움 이었다.
코로나 상황 아래 몇 개월이 지난 시점에 다시 교회 공동체 모임의 상황이 궁금하여 마을을 다시 방문하고 ‘루시오’ 목사를 만났는데 아직도 예배 모임은 시작되지 않고 있었다. 단순히 가족들 만이라도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만 한데 그것이 못되고 있었다. 다소 기대와 실망이 엇갈리는 순간 나의 가슴을 치는 것이 있었다. ‘양목사 너는 뭘 하고 있나 당신이 시작하면 안돼나?’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한 음성이 내 가슴을 쳤다. 그렇구나 그 사람들이 시작을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몰라서 못하고 있으니 네가 와서 예배를 시작하면 안되니? 하는 말씀이 머리를 쳤다.
그 자리에서 ‘루시오’ 목사에게 지금부터 한달 후 다시 올 것인데 함께 예배를 시작하자. 친구들을 초청하고 이웃 마을의 목사님들을 초대해서 10월 첫 주 토요일 저녁에 비교적 집의 공간이 넓은 ‘엘메르’ 라는 친구 집에서 함께 모이자 라고 약속을 했다. 모두들 쾌히 승낙을 했다. 그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날이 오기까지 약 6년이상이 흘렸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 중2020년 10월 첫 주 토요일 저녁, 처음 예배를 드린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이웃 마세도니아 교회의 ‘막시모’ 목사님, 찬양인도자 ‘브란델 ‘전도사, 이웃마을 지도자, 그리고 마을 추장을 함께 초청하여 가정예배를 드렸다. 놀랍게도 코로나 직전까지 단기선교 두 팀들이 방문하고 기도한 후 거의 1년이 지날 무렵 예배 공동체가 세워졌다. 또 첫 예배 후 성전건축에 관심을 가진 성도가 요청도 하지 않은 성전 건축 도면을 준비해서 추장에게 사인을
요청하니 아무 조건 없이 즉시 사인을 했다. 대부분 마을의 큰일이 있으면 추장과 마을을 끌고 가는 임원들이 회의를 하고 허락여부를 결정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순식간에 처리 되어 버렸다. 만일 마을의 대표인 추장이나 임원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합시다’ 라고 한다면 아무 말 못하고 기다려야 했는데 하나님의 인도 하심 외는 아무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한 교회의 탄생이 이렇게 수많은 보이지 않는 기도와 희생을 통하여 시작 되었다. 모든 것이 주의 은혜요 성령하나님의 인도 하심 이었다. 현장의 선교사는 전방과 후방교회가 함께 기도한 결과를 보고 움직일 뿐이다. 이 교회 공동체는 코로나 중에도 그 다음해 2021년 12월 ‘루시오’ 목사 집 앞 자기 아버지가 언급한 ‘교회당 건축 터’에 교회당을 건축하고 헌당식을 올렸다. 할렐루야!
코로나로 온 세상이 잠잠하고 인간들이 손을 놓고 있을 때 하나님은 자신의 일을 직접 챙기시고 일 하셨다. 참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인간들은 알 수가 없고 믿음의 눈으로 지켜 볼 뿐이다.
이제부터 이 교회가 할 일이 많다. 제대로 성장하여 교회가 없는 이웃마을에 새로운 복음을 증거하는 센터 역할을 감당 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할렐루야!
(2020년 10월 성 프란시스코 마을에서 처음 가정예배 시작과 헌당식(2021년 12월)을 하고)